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희토류’입니다.
특히 2025년 10월 들어 중국이 희토류 관련 수출 규제를 다시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출렁이고, 주요국 정부와 투자자들의 반응도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중국이 수출을 막는다더라”, “희토류가 부족해질 거라더라”는 식의 기사만으로는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 글에서는 희토류를 둘러싼 국제정세의 변화, 각국의 대응, 그리고 글로벌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차분하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희토류는 왜 중요한가? – 첨단산업의 ‘비타민’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REE)는 이름만 보면 지구상에 드문 원소처럼 보이지만, 사실 매장량 자체는 드문 편이 아닙니다.
문제는 경제적으로 채굴하고 정제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정제 과정에서 환경 부담이 크다는 점입니다.
이 희토류는 어디에 쓰일까요?
-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 전기차의 모터, 배터리
- 풍력발전기의 자석
- 반도체 제조
- 군사용 야간투시경, 미사일 유도 시스템 등
즉, 첨단 기술 산업뿐 아니라 국방 산업까지, 현대 산업의 기반이 되는 원소입니다. 이 때문에 희토류는 “산업의 비타민”이라고도 불리며, 공급망의 전략 자원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 다시 시작된 자원 무기화?
2025년 10월, 중국은 희토류 원소 및 자성 재료 12종에 대해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핵심은 ‘비자동 수출 허가제’ 도입입니다.
이는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해당 제품을 외국으로 반출할 수 없게 된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희토류 성분이 0.1% 이상만 포함되어 있어도 규제 대상에 포함되므로,
반도체 소재, 자석, 전기차 부품 등 다수의 제품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중국이 자국 산업 보호 및 지정학적 카드로 자원 무기화를 선택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유럽, 일본 등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각국의 대응 전략 – 희토류 공급망 전쟁 본격화
1. 미국
미국은 자국 내 희토류 광산 개발 및 정제 설비 투자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MP Materials가 운영하는 캘리포니아의 Mountain Pass 광산은
미국 내 유일한 희토류 정제 가능 시설입니다.
정부는 보조금, 수요 보장 계약, 세제 혜택 등으로
희토류 산업의 부활을 꾀하고 있습니다.
2. 유럽연합
EU는 이미 ‘중대한 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을 통과시켰으며,
희토류·리튬·코발트 등 주요 자원의 국산화 및 해외 협력을 추진 중입니다.
2025년 현재 EU 전체 희토류 수요 중 약 95%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구조를 바꾸기 위해 전략 프로젝트들이 다수 추진되고 있습니다.
3. 브라질, 호주, 그린란드
- 브라질은 희토류 매장량이 풍부함에도 생산량이 적었던 국가로, 전략광물 사업에 재정 보증과 세제 혜택을 확대 중입니다.
- 호주는 대표적인 희토류 수출국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 및 일본과의 합작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 그린란드는 Kvanefjeld 광산 개발을 두고 정치적 논란이 있지만, 세계 최대급 매장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4. 일본
일본은 중국의 수출 규제 이후 가장 먼저 대체 공급망 구축에 착수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2000년대 말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했을 때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경험이 있어,
일본은 베트남·인도·오스트레일리아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희토류 이슈가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
1. 관련 기업 주가 급등락
2025년 10월, 중국의 규제 강화 발표 이후 미국의 희토류 기업인 MP Materials의 주가는 단기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시장의 냉정한 반응과 함께 조정이 들어오면서, 테마성 과열 우려도 함께 제기됐습니다.
비단 희토류 채굴 기업뿐 아니라, 희토류를 사용하는 전기차 부품, 배터리, 반도체 소재 업체들도 증시에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공급망 불확실성은 원가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2. 변동성 확대와 투자 리스크
희토류는 특정 산업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핵심 재료입니다.
따라서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면,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는 곧장 증시로 번지게 됩니다.
이는 테마주의 급등락을 부추기고,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됩니다.
또한, 정책 리스크가 큰 자원 분야는 정부의 수출입 정책이나 관세 조정에 따라
주가가 하루아침에 널뛰기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진입 타이밍에 신중해야 합니다.
3. 투자 기회도 존재한다
물론 위기가 곧 기회이기도 합니다.
중국의 독점이 불안하다면, 미국, 캐나다, 호주 등지의 희토류 광산 개발 기업, 희토류 정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또는 희토류 기반 전기모터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기업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ETF는 희토류 및 전략광물 관련 기업들을 묶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변동성에 덜 노출되면서 산업 추세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도 존재합니다.
희토류 관련 ETF 및 펀드 – 간접 투자로 접근하는 방법
희토류 산업에 직접 투자하기 어렵다면, ETF나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 상장 ETF인 REMX(VanEck Rare Earth and Strategic Metals ETF)는
희토류 및 전략금속 관련 기업을 다수 편입하고 있어, 전 세계 희토류 산업 흐름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대표 상품입니다.
이 ETF는 MP Materials, Lynas Rare Earths 등 주요 광산 및 정제 기업을 포함하며,
산업 전반의 움직임을 반영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장점은 개별 종목 리스크를 줄이고 진입이 쉽다는 것이고,
단점으로는 중국 기업 비중이 높다는 점, 운용보수(약 0.58%), 환율 리스크 등이 있습니다.
희토류 ETF는 급등락을 노리기보다는 중장기 흐름에 투자하려는 전략에 적합하며,
공급망 이슈, 각국 정책 변화 등 글로벌 정세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국내에는 아직 희토류 전용 ETF가 없지만, 향후 출시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련 뉴스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희토류는 자원 전쟁의 서막일 뿐
희토류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단순한 원자재 가격 싸움이 아닙니다.
이것은 전기차, 반도체, 국방, 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의 핵심을 둘러싼 자원 주권 전쟁이며,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 구조의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라면 단순히 주가 변동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정책 방향, 기업 전략, 기술 변화, 지정학적 갈등 등 거시적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할 때입니다.
향후 중국의 추가 규제, 미국·EU의 대응 조치, 대체 광산 개발 현황 등은 시장에 또 다른 변수를 제공할 것입니다.
희토류가 단지 ‘지하자원’이 아니라, 현대 경제의 키(key)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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