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선 땅에서 벌어진 비극
2025년,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뉴스가 있었습니다.
한 대학생이 동남아 ‘여행 겸 아르바이트’ 명목으로 캄보디아에 갔다가 연락이 끊긴 뒤,
납치된 채 강제노동을 당하다가 결국 사망한 채 발견된 사건이었죠.
이 사건은 단순한 ‘해외 사고’가 아닙니다.
현재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조직적 스캠(온라인 사기) 범죄단지와 인신매매형 노동착취 구조가 낳은 참극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왜 한국인 피해자가 급증하고 있는지’, ‘스캠 범죄단지의 실체는 무엇인지’,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등
일반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현실과 대처법을 정리해 드립니다.
사건 개요 – 한 청년의 죽음, 그리고 그 뒤의 구조
2025년 9월, 한국 대학생 박민호 씨는 SNS를 통해 “해외 영어 아르바이트”, “여행+돈벌이”라는 문구를 보고 캄보디아에 입국했습니다.
하지만 현지에서 연락이 두절되었고, 수일 뒤 현지 스캠센터에서 발견된 시신이 그의 것이었습니다.
조사 결과 그는 국경지대의 ‘온라인 사기단지’로 끌려가
- 하루 16시간 이상 가짜 링크를 퍼뜨리는 작업
- 응하지 않으면 감금, 폭행, 전기 고문
- 한국인을 상대로 ‘로맨스 스캠’, ‘투자 사기’ 문자를 보내는 일에 동원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특이한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2024~2025년 사이 캄보디아와 라오스, 미얀마, 태국 국경지대에서는 수백 명의 한국인 피해자가 발생한 바 있으며,
실종 신고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스캠 센터의 실체 – 범죄단지 vs 산업단지

캄보디아의 이른바 ‘스캠 센터’(Scam Center)는 외부에서는 IT 기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법 온라인 사기를 조직적으로 수행하는 범죄단지입니다.
- 운영 방식 : 가짜 투자 사이트, 연애 메신저, 링크 피싱 등을 통해 다국적 피해자를 유인
- 근무 인력 : 대부분 납치, 인신매매, 허위 채용광고로 유입된 젊은 남녀 (한국·대만·필리핀 등 아시아권 중심)
- 위치 : 보케르 산악지대, 시아누크빌, 포이펫, 캄폿 등 외딴곳에 위치
- 특징 : 군용 철문·감시카메라 설치, 중국계 조직 연계, 지역 경찰과 결탁 의혹 있음
한국인 피해자도 이 구조 속에서 ‘고액알바’→‘여권 압수’→‘폭행 협박’→‘강제 사기 수행’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4. 한국인 피해 현황 – 왜 유독 한국인?
2024~2025년 사이 캄보디아에서 실종되거나 구출된 한국인은 40명 이상, 미신고 포함 시 100건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한국 청년 대상 SNS·텔레그램 채용광고의 증가 (“해외 고소득 재택근무”)
- 영어 또는 한국어 능력을 요구하는 타깃형 사기 조직의 선호
- 외교적 보호망 부족 지역으로의 유인
- 고용 후 여권 압수 및 가족 협박을 통한 이동 제한
이러한 구조는 단순 사기가 아니라 ‘현대판 노예제도’에 가까우며,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중범죄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5. 한국 정부 대응 및 대처법
한국 정부는 아래 조치를 시행 중입니다.
- 특정 지역 여행금지령 발효 (보케르, 포이펫 등)
- 캄보디아 주재 대사관 비상대응 확대
- 캄보디아 정부에 공식 항의 및 협조 요청
- 국제 공조 수사 추진 중
개인이 할 수 있는 대처법
- ‘해외 고수익 알바’는 반드시 공식 기관 검증 후 판단
- SNS·카카오·텔레그램 등에서 오는 채용 링크는 클릭 금지
- 현지에서 여권을 빼앗겼을 경우 즉시 대사관 연락
- 여행 시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앱 설치 및 긴급연락처 저장
참고링크
미국·영국의 범죄 수익 몰수 및 제재 대응
(1) 미국 법무부의 압수 및 기소 조치

2025년 10월, 미국 법무부는 캄보디아 기반의 거대 사이버 사기 조직인
Prince Group의 창립자 Chen Zhi를 기소하고,
약 127,271 BTC(미화 약 150억 달러 상당)를 압류하는 법적 조치를 단행했으며,
이는 미국 사상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몰수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기소 내용에는 와이어 사기(wire fraud) 및
자금세탁 음모(money laundering conspiracy)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법무부 문서는 해당 사기 조직이 캄보디아 내
강제노동 캠프(scam compounds)를 운영하며
피해자를 강제로 온라인 사기 행위에 동원했다고 명시했습니다.
미 법무부는 이 자금이 사기 및 돈세탁의 수익 및 수단이었음을 이유로
압류 소송(foreiture)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미국 재무부 산하 기관인 OFAC(해외자산통제국)와 FinCEN도 146명의 개인 및 법인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으며,
이들을 트랜스내셔널 범죄 조직(Transnational Criminal Organization)으로 규정하고,
미국 금융 시스템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를 병행했습니다.
(2) 영국의 제재 및 자산 동결
영국 정부도 미국과 연대하여 Prince Group, Chen Zhi 및 관련 인물·법인을 대상으로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영국 외무부(FCDO)는 런던 내 Chen Zhi 소유 주택, 오피스 건물, 임대 부동산 등에 대해 동결 조치를 내렸으며,
그중 일부 건물 가치는 수천만 파운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컨대 에이번로드(Avenue Road)의 주택, Fenchurch Street의 사무실 건물,
뉴옥스포드 스트리트 및 나인 엘름스 지역의 임대 아파트 등이 제재 대상에 포함된 바 있습니다.
이 조치들은 제재 즉시 영국 내 Chen 및 연계 조직이 보유한
금융·부동산 자산을 실질적으로 통제 불가능 상태로 만들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3) 국제 공조 및 법적 의미
미국과 영국의 이러한 제재 및 몰수 조치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와 파장을 지닙니다.
- 글로벌 범죄 네트워크의 국경 타파 : 단일 국가 차원에서 다루기 어렵던 사이버 범죄, 자금세탁, 인신매매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으므로, 미국·영국 중심의 국제 공조가 필수
- 금융 시스템 접근 차단 효과 : 제재 대상이 된 개인과 조직은 미국 및 영국 금융 시스템뿐 아니라 글로벌 은행망 접근이 크게 제한됨
- 신호 효과 : 범죄 조직의 수익이 고급 자산으로 갈 경우 이를 추적·압류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
다만, 이러한 조치가 범죄단지 자체를 즉각 해체하는 것은 아니며, 해당 조직의 재정 연결망을 붕괴시키는 전략적 제재라는 성격이 강합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와 정치권력·경찰 연계 의혹
(1) 범죄단지의 운영 구조와 보호 체계
캄보디아 내 스캠 센터 또는 범죄단지(scam compounds)는 단순한 범죄 조직이 아닌
반관반민적 복합 조직체라는 보고가 여러 차례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들 센터는 호텔, 카지노, 아파트, 오피스 건물 등 다양한 형태로 위장되어 있으며, 외부 접근이 엄격하게 통제됩니다.
특히 Amnesty International의 보고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최소 53곳의 범죄단지가 존재하며,
이곳에서는 전기 고문, 감금, 폭행, 아동 동원 등이 자행되고 있다는 증언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캄보디아 정부가 이러한 범죄 구조를 사실상 방조하거나 은폐하는 데 관여하고 있다는 비판도 담고 있습니다.
또한, 희소한 언론 보도와 조사 결과에서는 일부 센터가 지역 경찰 또는 보안 당국과의 유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즉, 경찰의 단속이 의도적으로 미이행되거나 단속 당국이 정보 제공을 받는 대가로 보호 비용을 챙긴다는 주장들이 존재합니다.
(2) 정치권과의 연계 의혹
더욱 충격적인 것은, 범죄단지 운영자 CEO 또는 심리적 주도 세력이 캄보디아 정치권 및 고위층과 연계되어 있다는 보도입니다.
예를 들어, Chen Zhi와 그의 조직이 캄보디아의 권력층 및 사업가 그룹과 밀접하게 연관되었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 조직이 소유한 기업들이 부동산, 금융 서비스, 소비자 서비스 등 다양한 합법 사업을 운영하며,
이 사업체들을 범죄 수익의 전환 수단으로 쓰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더욱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제재 대상인 건물들이 런던, 싱가포르 등지에 존재하며,
이 자금 흐름이 복잡한 다국적 구조를 통해 관리되고 있다는 점도 권력 연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 줍니다.
이와 같이, 범죄단지와 정치 및 치안 기관 간의 유착 가능성은 단순한 범죄 대응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3) 함의 및 대응 방향
이 연계 의혹은 다음과 같은 의미와 시사점을 갖습니다.
- 범죄의 ‘면죄부’ 구조 : 경찰 또는 행정 권력과의 유착은 단속을 제약하고, 범죄단지의 장기 존속을 가능하게 함
- 내부 개혁의 어려움 : 외압만으로는 구조가 변화하기 어려우며, 시민 감시·국제 제재·언론 공개 압력 등이 병행되어야 함
- 투명성 강화 필요 : 부동산 등 자산 거래의 투명성, 기업 소유 구조 공개, 돈세탁 감시 체계 강화 등이 반드시 필요
- 국제 감시와 제재 활용의 중요성 : 국내 단속만으로는 권력 연계 구조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영국 등의 제재와 압박이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음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경고
캄보디아의 스캠 센터는 단순한 ‘나쁜 조직’이 아닙니다.
범죄의 시스템화, 조직적인 유인, 국제적 인신매매 네트워크로 연결된 디지털 범죄 복합체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범죄는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으며, ‘여행지에서 만난 재앙’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수많은 한국인들이 현지에서 연락이 끊기고 있고, 우리가 경각심을 갖지 않는다면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 시작은, 알기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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