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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정보

탄소를 없애는 기술? CCUS가 뭔데 이렇게 중요해졌을까?

저장탱크, 풍력발전, 공장의 이미지와 CCUS 텍스트를 포함한 그림

 

탄소중립. 이제 더 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닙니다.

국가도 기업도, 심지어 우리 일상에서도 ‘탄소배출’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이 탄소를 “줄이는 것”만으로 충분할까요?

 

이미 대기 중에 쌓여 있는 이산화탄소(CO₂)는 매년 지구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고, 산업혁명 이후 배출된 탄소의 누적량은 현재의 이상기후를 설명하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이제는 탄소를 줄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제거하는 기술’, 즉 CCUS가 절실히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탄소를 잡아서, 활용하거나, 땅속에 묻는다.”

이 간단한 설명 뒤에는 매우 복잡하고도 혁신적인 기술이 숨어 있습니다.

오늘은 탄소중립 시대의 키워드,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탄소 포집/활용/저장)에 대해 쉽고 자세하게 풀어보겠습니다.

 


CCUS란 무엇인가 – 탄소를 포집하고, 활용하고, 저장한다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의 줄임말로, ‘탄소 포집, 활용, 저장 기술’을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

이 기술은 다음과 같은 세 단계를 포함합니다:

  • Capture (포집)
    • 발전소, 공장 등의 굴뚝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합니다.
    • 흡수탑(amine scrubber), 막분리(membrane), 냉각포집 등 다양한 방식이 사용됩니다.
  • Utilization (활용)
    • 포집된 CO₂를 산업 공정에 재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인공탄산수 제조, 플라스틱·콘크리트 소재 원료, 화학 제품 원료 등으로 사용됩니다.
  • Storage (저장)
    • 남은 이산화탄소를 깊은 지하 암석층(지질 저장소)에 영구적으로 주입하여 저장합니다. 주로 염수층, 고갈 유전, 가스전이 사용됩니다.

즉, 버려지는 탄소를 다시 쓰고, 쓸 수 없는 건 영구적으로 묻어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하는 기술입니다.


왜 지금 CCUS가 주목받는가 – 줄이기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 향상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일부 산업(예: 시멘트, 철강, 석유화학)은 탄소 배출 자체가 본질적인 공정이라는 점입니다.

즉, 기술적으로 제로배출이 불가능한 영역이 존재하는 것이죠.

 

이런 산업에서 CCUS는 유일한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미 배출된 탄소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도 CCUS가 제공합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CCUS 없이 2050 탄소중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CCUS가 단순한 탄소 제거 기술을 넘어, 탄소를 자원화하고 수익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적용 사례 – CCUS는 이미 현실이다

CCUS는 더 이상 실험실 속 기술이 아닙니다.

이미 전 세계 곳곳에서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 노르웨이 Sleipner 프로젝트 세계 최초의 CO₂ 저장 상업 프로젝트. 매년 약 100만 톤의 CO₂를 북해 지층에 주입하고 있음.
  • 캐나다 Boundary Dam 석탄화력발전소 세계 최초의 CCUS 적용 발전소. 2014년부터 매년 수십만 톤의 CO₂를 포집 및 저장.
  • 한국 SK이노베이션 울산·여수 공장에 CCUS 기술을 적용 중이며, 향후 탄소배출량 감축 전략의 핵심 축으로 추진 중.
  • 삼성물산·포스코·GS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탄소중립 로드맵’에 CCUS를 필수 전략으로 포함시키고 있으며, 석유공사 등과 협력해 국내 CO₂ 저장소 탐사 사업도 추진 중.

이 외에도 콘크리트 기업들이 CO₂를 흡수하는 시멘트를 개발하거나, 스타트업들이 탄소 기반 신소재를 만드는 등 활용 영역은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CCUS의 한계와 과제 – 기술은 있으나 넘어야 할 벽도 많다

물론 CCUS가 만능은 아닙니다. 여러 기술적, 경제적, 정책적 한계도 존재합니다.

  • 고비용 구조 : 포집부터 저장까지의 비용이 상당히 높고, 아직까지 수익 구조가 확실하지 않음
  • 지질 저장소 확보 문제 : 국내의 경우 지층 저장에 대한 조사와 법제도 정비가 부족
  • 탄소 활용의 수요 한계 : CO₂를 활용할 수 있는 산업의 규모가 제한적
  •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란 : 일부에서는 CCUS가 오히려 탄소배출 산업의 연장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됨

하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배출권, 탄소세, 국가보조금 등 정책적 수단이 함께 논의되고 있으며, 국제적인 협력이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탄소를 없애는 기술, 선택이 아닌 필수

이제는 단순히 ‘덜 배출하자’와 함께, ‘이미 배출된 탄소를 어떻게 지우느냐’도 가장 큰 도전이 되고 있고,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CCUS입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기술은 단순한 선택지가 아닙니다.

생존을 위한 핵심 수단이며, 동시에 미래 산업의 블루오션입니다.

 

아직은 낯설고, 투자 대비 실익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2050 탄소중립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CCUS와 같은 기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CCUS를 이해하고, 감시하고, 지지하고, 활용하는 일이 중요해졌습니다.

이 글이 여러분의 기후 감수성과 기술 리터러시에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