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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정보

기후테크(Climate Tech), 기술이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기후테크를 표현하는 전기차, 드론, 재생에너지, 도시를 이미지화한 그림

 

21세기 가장 중대한 과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주저 없이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기후위기 대응이다.”

이제 우리는 지구가 그 한계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40도를 넘는 여름, 겨울에도 사라지지 않는 미세먼지, 한 달치 비가 하루 만에 쏟아지는 장마, 그리고 사라지는 숲과 종(種). 기후위기는 더 이상 ‘환경문제’에 국한되지 않으며, 인간의 생존, 경제, 산업, 도시, 미래를 포함한 총체적인 생존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위기를 인간은 어떻게 넘을 수 있을까요?

바로 이 지점에서 등장한 해법이 기후테크(Climate Tech)입니다. 기술을 통해 탄소를 줄이고, 에너지를 바꾸고, 자원을 효율화하며,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설계하려는 노력입니다.

 

기후테크는 단지 환경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경제구조의 재편, 산업경쟁력의 핵심,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생존 전략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기후테크의 핵심 영역과 실제 사례들을 중심으로, 그 흐름과 전망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에너지 전환 기술 – AI와 데이터가 이끄는 새로운 전기(電氣)의 시대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분야는 에너지입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75%가 에너지 생산과 소비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즉, 석탄과 석유에서 벗어나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변수도 많습니다.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고, 수요예측이 어려워 전력 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AI 기반 에너지관리시스템(EMS)입니다.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에너지 수요를 예측하고, 생산된 전기를 언제, 어디에, 얼마나 사용할지 자동으로 조절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전력 등은 ‘스마트 EMS 플랫폼’을 통해 전국 공장, 건물, 학교의 전력 데이터를 수집하고, 에너지 사용량을 최적화를 위해 노력 중입니다. 또한, 각 가정에도 ‘스마트 계량기(AMI)’가 보급되며 소비자가 스스로 탄소배출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https://www.etnews.com/20230712000015?utm_source=chatgpt.com

 

[K-EMS 10년 성과와 과제] 스마트EMS 개발·구축 시동

전력계통운영체계(EMS)는 국가 전력망 종합관리시스템이다. 발전소와 변전소, 송전시설, 선로별 전력 현황을 365일 실시간 파악하고 제어하는 콘트롤타워로, 인체 신경망을 관장하는 뇌에 비유된

www.etnews.com

 

이러한 기술은 ESS(에너지저장장치), V2G(전기차-그리드 연계), 스마트홈 기기 등과 연계되어 도시 전체를 하나의 ‘에너지 생명체’처럼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어요. 단순 전기 절약이 아니라, 디지털로 통제되는 탈탄소 에너지 사회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죠. 


CCUS – 이미 배출된 탄소를 붙잡는 기술

출처 : 부강테크

 

배출되는 모든 탄소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출된 탄소를 다시 포집하고 저장하는 기술’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를 우리는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산업 공정이나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다시 쓰거나 땅속에 영구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CCUS는 특히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 탈탄소가 어려운 산업에서 필수적인 기술로 평가받습니다. 예를 들어, 포스코는 제철소에서 배출되는 CO₂를 포집해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전환하는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SK는 이산화탄소를 암반층에 저장하는 ‘국내 최초 지중 저장 실증’에 착수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2023년 발표한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23~’42)에서 2030년 CCUS 연간 목표를 약 11.2Mt 수준으로 설정한 고, 탄소를 포집·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며, [울산·동해안 탄소중립 클러스터]가 그 핵심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https://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17792&utm_source=chatgpt.com

 

울산 CCU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산업 중심지 도약 채비 - 경상일보

울산 앞바다에 위치한 동해가스전이 수소 공급과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활용하는 에너지 거점으로 탈바꿈한다. 울산시는 현재 진행 중인 동해가스전 활용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실증

www.ksilbo.co.kr

 

다만, CCUS는 막대한 설비투자와 안전성 확보, 사회적 수용성 등 해결 과제도 많은 만큼, 기술과 정책, 지역사회 소통이 긴밀히 결합되어야 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기후 스마트 농업 – 식량과 기후의 공존을 위한 도전

기후위기의 또 다른 직접적인 피해는 바로 ‘농업’입니다. 작물 생육 기간의 변화, 병충해 증가, 극단적 강수와 폭염은 농업 생산성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으며, 이는 식량 안보에도 큰 위협이 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 바로 기후 스마트 농업(Climate Smart Agriculture)입니다. 이는 단순히 자동화된 농업을 넘어서, 기후변화에 강한 품종, 정밀 농업 기술, AI 작황 예측 시스템, 스마트 온실, 물 관리 시스템 등을 종합적으로 적용하는 개념입니다.

 

예컨대, 국내 여러 농가에서는 [스마트팜 온실]에 IoT 센서를 적용하여 습도, 온도, 이산화탄소 농도, 일사량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최적의 생육환경을 자동으로 조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는 2023년부터 [기후변화 대응형 작물 품종 개발], [탄소흡수형 농업기술 시범단지], [농업용 드론 방제 시스템] 등 기후테크 중심 농업전환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https://www.korea.kr/news/policyFocusView.do?newsId=148910490&pkgId=49500789&utm_source=chatgpt.com

 

2023년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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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orea.kr

미래에는 지하 농장, 해양작물 재배, 인공배양 육류 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또한 기후테크가 식량위기에 대응하는 전략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도시와 건축 – 기술이 만드는 저탄소 삶의 터전

출처 : LG CNS

도시는 인류가 만든 가장 거대한 구조물이자, 온실가스 배출의 가장 큰 진원지입니다. 세계 인구의 55%가 도시에서 살고 있으며, 전체 에너지 소비의 70% 이상이 도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도시들은 ‘스마트 그린 시티’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탄소중립도시 시범사업과 [스마트시티 R&D 추진전략]을 통해 그린 인프라 구축, 친환경 교통, 재생에너지 통합, 탄소저감 건축물 의무화 등을 시행 중입니다.

 

대표적으로 세종시는 전기·수소차 전환율이 전국 최고이며, 공공건물의 제로에너지 전환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은 도시열섬 저감을 위한 녹지 확장, 탄소중립 건물 인증제 도입 등으로 시민 삶에 가까운 기후테크 적용 사례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건축 분야에서는 패시브하우스, BIPV(건물일체형 태양광), 단열 고효율 창호, 자동 블라인드 제어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며, 미래에는 건물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탄소저감 생명체’로 기능하게 될 것입니다.


기후테크는 미래가 아니라 현재다

기후테크는 더 이상 머나먼 미래의 상상 속 기술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우리가 켜는 전기, 우리가 먹는 식탁, 우리가 걷는 거리 위에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소 옆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자동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스마트 건물, 하늘을 가로지르는 드론 농약살포기, 그리고 탄소배출량을 표시한 제품 라벨 하나까지—기후테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삶과 함께 숨 쉬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입니다. 기술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시민의 인식, 기업의 책임감 있는 투자, 정부의 선제적인 정책 지원이 함께 맞물릴 때, 비로소 기후테크는 실질적인 변화의 동력이 됩니다.

기후위기는 특정 분야나 집단의 과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기후테크는 결국 우리 모두의 참여로 완성되는 퍼즐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오늘, 조금이라도 기후테크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기술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장되었다면 그 자체로 이미 변화는 시작된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기후테크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지금,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기술은 무엇일까요? 거창한 첨단 기술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전기차 공유 서비스를 한 번 이용해 보는 것, 집 근처 태양광 충전기를 활용해 보는 것, 제품을 구매할 때 탄소발자국 정보를 확인해 보는 것, 이 모두가 바로 기후테크를 삶에 연결하는 작지만 강한 행동입니다.

 

기후테크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죠. 더 늦기 전에, 함께 그 변화를 시작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