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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수돗물보다 정수기가 더 안전할까? - 서울시 아리수 품질검사 분석

정수기, 물방울, 컵에 담긴 물을 표현한 그림

 

우리는 일상적으로 ‘깨끗한 물’을 마시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물이 진짜 얼마나 안전한지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많은 가정에서는 수돗물보다 정수기가 더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에 따라 정수기 설치를 선호합니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와 수질검사 결과를 살펴보면, 생각보다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 무심코 틀어 마시는 한 컵의 물. 우리는 대부분 별다른 의심 없이 정수기를 거친 물을 ‘더 깨끗하고 안전하다’고 믿으며 마십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수기 내부에서 세균이 검출되거나 오히려 수돗물보다 품질이 낮은 경우가 속속 발견되면서, 그 믿음에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정수기는 수돗물보다 더 안전한 물을 제공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가 외면하곤 했던 서울시 수돗물, ‘아리수’는 얼마나 믿을 수 있는 물일까요?

 

오늘은 서울시가 매달 시행하고 있는 공식 수질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돗물의 안전성을 검토하고, 정수기 사용 시 생길 수 있는 위험 요소까지 꼼꼼하게 비교해보겠습니다. 단순한 선입견이 아닌 공공 데이터를 통한 실질적인 판단 기준을 갖는 데에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수돗물 , 과연 우리는 얼마나 직접 마시고 있을까?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은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기본적인 공공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는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대신 정수기나 생수를 사용하는 풍경이 익숙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국민들은 수돗물을 얼마나 직접 마시고 있을까요? 정수기 사용률은 얼마나 늘었을까요?

 

이 질문에 정확히 답할 수 있는 공식 통계가 바로 환경부가 3년마다 발표하는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입니다.

2024년에 발표된 최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의 37.9%가 집에서 수돗물을 직접 마시거나 끓여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021년 조사 결과인 36%에 비해 1.9% p 증가한 수치입니다. 즉, 아직도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수돗물을 직접 음용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수돗물 대신 어떤 방법으로 마시고 있을까요?

가장 많은 선택은 역시 정수기를 통한 음용입니다. 2024년 조사에서 정수기를 통해 물을 마신다고 응답한 가구는 전체의 53.6%에 달했으며이는 2021년의 49.4%에 비해 4.2% p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한 생활습관의 변화라기보다는, 사회적 신뢰와 인식의 반영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수돗물 자체는 국가가 관리하는 공공재이며, 특히 서울시를 비롯한 주요 대도시는 WHO(세계보건기구)의 기준을 상회하는 수질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수돗물을 직접 음용하지 않는 주요 이유로는 여전히 수질에 대한 불신, 맛과 냄새에 대한 불쾌감, 그리고 낡은 배관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서울시 아리수,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서울시는 매년 약 10억 톤의 수돗물을 생산·공급하며, 그 수질 관리를 위해 국내 최고 수준의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아리수’라는 이름으로 브랜드화된 서울의 수돗물은 단순히 수도관을 통해 흘러나오는 물이 아니라, 정수장에서부터 수도꼭지에 이르기까지 총 521개 지점에서 자동 수질 측정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감시되고 있는 물입니다.

 

서울시는 환경부가 정한 법정 수질검사 항목 58개 외에도, 자체적으로 개발한 감시항목 105개를 포함해 총 163개의 수질 항목을 매월 검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시민 누구나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https://data.seoul.go.kr)이나

상수도사업본부 아리수 홈페이지(https://arisu.seoul.go.kr)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팔당호 등 원수지에서 발생하는 조류 문제나 녹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오존 및 활성탄을 활용한 고도정수처리 기술을 통해 유기물 제거와 냄새 저감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어, 여름철 수돗물에 대한 시민 불만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정수기, 관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세균 덩어리?

반면, 가정이나 사무실에 설치된 정수기의 경우는 사정이 다릅니다.

겉으로 보기에 깨끗해 보이는 정수기일지라도, 내부 필터나 저장탱크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정수 과정에서 세균이 되레 증식하거나 유입될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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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10월 13일(화) 06시부터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가정용 정수기, 주기적인 위생관리 필요 - 취수부(코크) 등 위생관리에 대한 인식 낮아 - 인천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되는 등 수돗물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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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서울시가 공개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구의정수장 및 뚝도정수장과 연계된 일부 정수기에서는 수돗물에서 전혀 검출되지 않았던 일반세균이 검출되기도 했었습니다. 이는 수돗물이 정수기를 거친 후, 오히려 세균에 노출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세균 증식은 대부분 사용자의 무관심 또는 관리 미흡에서 비롯됩니다. 정수기 필터를 제때 교체하지 않거나 내부 탱크를 청소하지 않으면, 오히려 물탱크 안에서 미생물이 자라고, 그 물이 ‘정수된 물’이라는 이름으로 배출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물을 믿고 마셔야 할까?

이러한 데이터를 종합하면, 정답은 의외로 단순해집니다.

‘적절히 관리된 서울시 수돗물은 정수기를 통과한 물보다 더 깨끗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수기는 분명 맛이나 물의 경도, 냄새를 개선하는 데에는 장점이 있지만, 수돗물 그 자체가 이미 고도정수처리와 다중 항목 검사로 충분히 안전하다면, 정수기는 ‘보완 수단’이 아니라 ‘추가 관리 대상’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물론 정수기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 선택에는 반드시 주기적인 필터 교체와 탱크 청소, 그리고 내부 위생 점검이라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정수기냐, 수돗물이냐?”는 질문보다 중요한 것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단순히 정수기냐 수돗물이냐를 선택하는 문제는 ‘이분법’으로 접근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관리되고 있는가’, ‘누가 어떻게 검증했는가’입니다.

 

서울시 수돗물은 매일 163개 항목을 자동 검사하며,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수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정수기는 관리되지 않으면 오히려 오염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수돗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정보를 꾸준히 확인하고, 정수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이를 단순한 ‘설비’가 아닌 ‘위생관리 대상’으로 인식하는 자세일 것입니다. 이제는 막연한 인식보다, 데이터 기반으로 건강한 선택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정말 믿을 수 있는 물은, 숫자가 말해준다는 걸 기억하세요.